얼마 전 큰 애가 유튜브를 봤는데 우설 먹는 영상이 있었나 보다. 영상에서 우설이 맛있다고 한다며 자기도 먹어 보고 싶다고 야단이었다. 그때는 이탈리아에서 무슨 우설이냐며 한국에 가면 식당에 가서 사주겠다고 하고 마무리 지었는데, 장 보러 마트에 가서 돌다 보니 정육코너에 우설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처음 봤을 땐 그냥 여기도 우설을 먹나 하고 지나쳤는데, 장 보러 몇 번을 갈 때마다 큰애가 우설 얘기를 해서 어제는 그냥 지날 칠 수 없었다. 나도 이런 특수부위는 선호하지 않는데 그래도 호기심이 생겼다. 가격도 1kg이 채 되지 않고 9유로 정도밖에 안 했다. 맛만 보자는 생각으로 들고 집으로 왔다.
고기가 팩에 담겨져 있어서 우설에 대한 느낌이 괜찮았는데, 꺼내어 손질할 때는 느낌이 좀 그랬다. 사전에 손질하는 방법을 유튜브로 찾아보고, 유튜버가 그냥 고기일 뿐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간간히 생각이 단디 먹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고기를 3등분을 하고 혀뿌리 쪽의 부드러운 고기는 스테이크로 해 먹고 나머지는 수육으로 해 먹기로 했다. 고기 손질 사진은 넘 혐오스러울 수 있어서 생략!
고기가 나름 손질도 잘되어 있고 깨끗한 편이라 간단히 씻어 수육을 만들었다. 먼저 일반적인 수육하는 방법으로 양파, 대파, 된장, 소주를 넣고 물을 끓였다.
물이 끓을때 수육 할 고기를 넣어주었다. 몸 바깥쪽 혀끝은 근육이 많기 때문에 질겨서 수육으로 많이 해 먹는다고 한다.
팬을 달구었다. 팬에 있는 하얀 것은 이탈리아 수돗물에 있는 석회질이다. 먹는 물은 생수로 먹고, 요리용은 별도로 정수를 해서 사용하는데, 설거지는 정수한 물이 아니어서 설거지하고 물기를 말리면 저렇게 하얗게 석회질이 남는다.
혀뿌리 쪽 부분, 고기 자체가 부드럽긴 하다.
스테이크처럼 구워 봤다. 확실히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었다. 우설을 살 때부터 기겁을 하던 아내에게도 한점 먹였더니 우설이 이렇게 맛있는 거냐며 몇 점을 더 집어 먹었다.
수육은 1시간정도 푹 끓여주고 꺼내서 찬물로 깨끗이 씻어주었다. 혀의 거친 껍질은 칼집을 내어 저렇게 벗기면 쉽게 벗겨진다.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으니 blur 처리)
레몬을 섞은 간장이 우설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한다. 수육도 쫄깃한 식감으로 맛은 있었다. 먹어보고 싶다던 큰 아이는 정신없이 먹었다. 난 처음 먹어보기도 했고, 손질을 직접 해서 그런지 막 당기지는 않았다. 손질하면서 인간이 이런 것도 먹는구나 하는 자괴감이 약간 있기는 했다. 그래도 소주 안주로 어울리는 것 같기는 하다. 호기심 해결!
큰아이에게 얘기했다. 다음번에 우설 절대 안 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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