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7 - [여행] - 항공권 판매 에이전트 Gotogate가 망했으면 좋겠다... 1편
항공권 판매 에이전트 Gotogate가 망했으면 좋겠다... 1편
이탈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잠깐 들어가기 위해서 지난 2월 초에 부랴부랴 터키를 경유하는 항공권을 구매하였다. Skyscanner에서 검색으로 찾은 결과 Gotogate가 가장 저렴했다.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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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 이어, 그렇게 우리 가족은 터키를 4일 정도 여행하고 로마에 돌아왔다. 터키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청정국가였으나, 옆 나라 이란에서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현지 TV에서 방송되었다. 코로나 시국에 어디 여행 다니는 것도 눈치도 보이고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아시아 쪽에서의 확산세가 폭발적이다 보니 아시안이 옆에 지나다니면 한국인인지 중국인인지 빨리 확인해야 했다. 그나마 한국인이면 안심이 되었는데, 중국인이면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는 마스크도 없었으니... 의외로 중국인도 꽤 많았다. 대만사람들인 거 같기도 하고...
무사히 터키 여행을 하고 로마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에이전트사부터 연락도 없이 300여만 원을 날린 것이 너무 분했다. 그래도 늦게나마 에이전트에서 연락이 와서,
'답변이 늦었다. 코로나에 대한 문의가 폭발해 적시에 나의 문의에 대응할 수 없었다. 죄송하다.'
이런 말을 해주길 바랬다. 이건 나의 욕심이었겠지. 여기저기 한국으로 가는 직항 노선들이 취소되고, 항공권 환불을 해준다는 기사들이 올라왔다. 다시 찾아보니 어떤 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던 시기에도 일정 변경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터키항공! 이런 기사를 보니 나의 상황이 더욱 분하게 느껴졌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항공권을 구매할 때 카드결제한 것이므로 카드사에 클레임을 걸어서 분쟁하면 적어도 에이전트사에서 연락이 올 것 같았다. 어차피 돈은 100프로 환불이 불가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나의 돈을 에이전트사로 제때에 주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다.
이탈리아에 살면서 N26라는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개설해서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신용카드보다 처리도 잘해주고 굉장히 편리하게 쓰고 있다. 여기는 고객이 분쟁 요청하면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잘 처리해 주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월 25일, ㅅㅅ카드사에 항공권 구매한 이력에 대해 분쟁 신청을 했다. 역시나 카드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자기들이 가맹점으로 이의신청을 해주겠단다. 단 가맹점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추가 이의신청은 불가하다고... 엥(?) 요건 좀 애매한데. 고객이 뭐라하든 가맹점에서 그건 난 모르겠어요 그럼 그냥 이의신청은 묵살된다. N26는 고객 돈 받아줄 때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하던데. ㅅㅅ카드의 저 조건은 한번 시도해 보고 잘되면 좋은 일이 커지거나 안 받아주면 더 이상 신경 쓰기 싫음. 딱 이런 뉘앙스다.
좌우간 그래도 나의 목적은 내돈이 제때에 에이전트사에 못 가게 하는 거니까 그동안 받고 보낸 이메일을 모아서 증빙으로 제출했다. 또, Gotogate에서 처먹은 수수료 내역도 정리해서 보냈다. 로마-이스탄불 항공료가 통상 성인 1인에 20만 원 정도 하니 내가 낸 금액 320만 원에서 80만 원(4인 가족)을 뺀 금액이 분쟁 대상금액이라 생각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약 20일 후 3월 16일, 역시나 Etraveli이라는 곳에서 자기들은 Gotogate를 대신한다며 나에게 무슨일이 있었냐며 묻더군. 나는 그간의 Gotogate와 있었던 일과 고객센터에 대한 불만을 나열하여 답장을 주었다. 그럼 그런 일이 있었냐며
'죄송하다. 고객센터에서 응답을 못한부분은 미안하다' 이렇게 답장이 올 줄 알았다.
그리고 10일 뒤, ㅅㅅ카드사에서 연락이 먼저 왔다. 분쟁 결과가 도착했다며...'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추가 개입은 어렵다. 잘 지내~ 바이~', 'Gotogate의 답변자료는 며칠 내로 암호화해서 보내 줄테니까 확인해 보구~'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카드사에서 너무 쉽게 OK를 한 거 같아서 좀 서운했다. 그래 Gotogate는 뭐라 했는지 궁금했다. Gotogate의 답변을 받아보고 어쩔지 결정하자. 며칠 후 암호화된 답변 메일을 받았다.
이런 써글 놈들, 3월 16일에 내가 지들한테 보낸 메일을 증빙자료라며 카드사에 보냈다. 내가 항공권을 이용했기 때문에 환불할 수가 없다. 지들 CRM에는 내가 취소 문의한 것이 전혀 없다며... 내가 보낸 메일에서 자기들이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서 증빙으로 제시했다. 고객도 항공권 사용을 인정하지 않았냐며... 논점이 그게 아니잖어!!!
내가 지들 게시판에 남겨 놓은 건 뭐지? 내가 받은 자동응답 메일은 그냥 컬러링 같은 거였나?
이렇게 허술한 답변에 대해 카드사는 왜 이리 쉽게 오케이를 해줘? 진짜 고객을 생각하는 맘은 하나도 없구나? 작은 돈도 아니고 내 피 같은 몇 백만 원인데...
분한 마음에 카드사에 하소연하는 메일을 보냈지만 읽지도 않네. 바로 손 털어버리기~~ 역시 첨에 분쟁은 해주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 분쟁은 없다고 할 때부터 기분이 쎄하긴 했어... 한편, Etraveli에 대해서도 내가 보낸 메일이 너네 증빙자료가 아니고 클레임으로 보낸 건데 치사하게 증빙자료로 쓰면 어쩌냐고 따지는 메일을 보냈지만, 얘들도 안 읽고 그냥 씹기...(받았지만 수신확인에는 읽지 않음으로 표시되는 듯, 3월 16일 메일도 그랬음)
'그래 잘 먹고 잘살아라~ 이것들아!(feat. ㅅㅅ카드)'
저와 같은 일을 당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여러분들은 항공권 구매할 때,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저와 비슷한 경우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남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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