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1년이 조금 넘었지만 가끔 당기는 배달음식들이 있습니다. 바로 치킨, 족발, 보쌈 등인데요. 치킨은 KFC의 후라이드를 사다가 양념을 만들어서 양념치킨으로 대체해 먹기도 하고, 보쌈은 돼지고기는 흔하니 사다가 여러 차례 삶아 먹었습니다. 그러나 족발은 대체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물론 한인식당에 가도 족발은 못 본 것 같네요... 있었던가? 있었어도 비싸서 사 먹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족발은 집에서 시켜먹어야 제맛이 나죠~ 이탈리아 사람들도 돼지족을 먹는지 많지는 않지만 마트 정육코너에 포장되어 있는 게 있어서 들고 왔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돼지족발 도전~ 해 봤습니다.^^
재료
- 돼지족발, 양파, 대파, 된장, 커피, 간장, 설탕, 물, 팔각, 통깨
요리순서
가지런히 돼지족발 4개를 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찍을 땐 몰랐는데 블로그에 올리려고 보니 너무 혐오스러울 것 같아서 모자이크 처리..ㅎ 모자이크도 실눈 뜨고 보면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냄비에 양파, 대파, 된장, 조그마한 커피(마침 카누가 있어서...)를 넣어 주고 1시간 정도 삶아주었습니다. 곰솥에서 삶았어야 했는데, 나중에 국물이 넘쳐서 가스레인지 주변이 난장판이 되었네요. 기다리기 지루해서 방에 가서 게임하고 있었는데, 1시간 거의 다 되었을 때, 우리 아이가 다급하게 부르는 목소리, '아빠~ 가스 불위에 이거 왜 이래~' 국물이 넘치는 줄 모르고 '고기 삶는 건데 왜?' 저와 와이프가 같이 부엌으로 왔는데, 와이프의 눈초리가 저를 싸하게 쳐다보는 게 느껴졌습니다. ㅜㅜ
등짝 스매싱 맞을 뻔했는데 얼른 치웠습니다.
고기는 건져내서 물로 깨끗이 닦아 주었습니다. 반으로 잘린 족이 있고 안 잘린 족이 있는데, 안짤린 족은 정육점에서 잘라왔어야 했는데 하며 한참을 후회했네요. 인터넷 보니 발가락 사이로 자르면 된다고 해서 힘들게 모두 반으로 갈랐네요.
이번엔 곰솥으로 장비를 바꾸어 고기를 넣어주고, 간장, 설탕, 물, 팔각(제가 넣은 것은 팔각 씨앗), 올리고당을 넣어주고 2시간 정도 졸여 주었습니다. 양념은 짧잘 달작 지근하면 될 것 같네요.
2시간 정도 졸이니 형태는 미니족발 형태가 되었습니다. 팔각 때문에 나름 오향 냄새도 나고요.
고기를 식혀두고 통깨로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큰 족발로 해봐야겠네요. 미니족이어서 그런지 콜라겐만 많고 살코기가 별로 없어서 다소 실망했네요. 좀 더 큰 족발로 해야 하나 봐요.. 그래도 맥주와 맛있게 먹었습니다.
맛은 예전에 서울에 있는 만족오향족발(https://www.manjok.net/)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 팔각을 넣어서 그런지 그 집 맛 하고 비슷하게 냈다고 자부합니다. 저의 "뇌피셜"로요~
저희 가족은 여기 이탈리아에 와서도 족발을 먹을 수 있구나라는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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